This Is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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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존재가 된다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수많은 신화에서 불멸의 삶은 돌로 표현된다는 걸 고려해보면 불멸이란 따분하고 지루하고 확고부동하게 움직여지지 않은 딱딱한 사실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살아있고 유한하고 연속적인 것은 바나나 껍질처럼 입안을 미끄럽게 움직이는 무르지만 달콤한 가능성을 품고 있고, 우리는 멈춰있을 때 대부분 그 가능성을 무시한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이것은 물이다>라는 졸업연설을 빌려 말하자면 이것은 인간의 ‘디폴트세팅’이기도 하고, 상상력과 사고를 요구하지 않는 인간이 자유의지를 놔버렸을 때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Jungle의 <Keep Moving>의 뮤직비디오는 폐허가 된 학교의 모습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칠이 나간 벽, 깜빡거리는 조명, 쾌쾌하고 습한 복도를 빠져나가야 볼 수 있는 커다란 고목은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고, 핏자국처럼 선명한 빨간색의 그녀는 떠나간 원혼들이 복귀하길 기다리며 고목에 기대서있다.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춤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다행히 그들이 도착한다. 마치 물을 거스르는 물고기들처럼. 커다란 흐름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들처럼. 

영화 <월플라워>에서 상처 받은 아웃사이더들이 달리는 차에서 몸을 내밀어 두팔을 벌려 무한함을 느낀다고 말할 때의 움직임은 영혼을 좀잡아 먹는 장소(학교)에서의 자유를 의미하기도 하고, 인간을 좀잡아 먹는 부동성(트라우마)로부터 저항하는 위무慰撫이기도 하다. 외로움과 수치심을 감추기 위해서라면 남도 자신도 속이는 비합리성의 흐름 속에서 이렇게 외쳐보는 것이다. 

이것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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